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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울산] ‘왕좌의 게임’에서 나온 홍명보 감독의 용병술…울산, 대구에 2-0 승리→창단 첫 리그 2연패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현대가 구단 최초로 리그 2연패에 성공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리그 조기 우승이 달린 경기에서, 빼어난 용병술로 홈팬들에게 완벽한 엔딩을 선사했다. 울산은 교체 투입된 김민혁, 장시영의 연속골에 힘입어 통산 4번째 별을 왼쪽 가슴에 달았다.울산은 29일 오후 2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5라운드에서 2-0으로 이겼다. 전반전은 다소 답답한 흐름 속에 마쳤지만, 후반전 홍명보 감독의 교체카드가 적중했다. 울산 미드필더 김민혁이 투입 4분 만에 헤더 선제골을 터뜨렸고, 후반 종료 직전 장시영이 추가 골을 터뜨렸다.울산은 이날 승리로 리그 21승(7무7패)째를 기록, 승점 70으로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시즌 내내 울산의 뒤를 쫓은 포항 스틸러스가 전날 전북 현대와 비기면서, 최대 승점이 69으로 한정됐기 때문이다.울산은 지난 시즌에 이어 다시 한번 왼쪽 가슴에 별을 달았다. 3번째 별(2022시즌 우승)까지는 17년이라는 기다림을 보냈는데, 단 1년 만에 네 번째 별을 추가했다. 구단 역사상 최초의 리그 2연패 위업이다. 울산은 지난 3월 19일 이후 단 한 차례도 1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단순 계산으로만 224일 동안 리그 최강 자리를 지켰다.지난 2021시즌 울산의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은 부임 첫 3시즌 동안 2개의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올 시즌 중 이미 3년 재계약을 맺은 만큼 홍명보호의 전성기가 어디까지 이어질지가 팬들의 관전 요소다.한편 울산의 리그 2연패만큼 뜻깊은 기록은 또 있다. 이날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는 1만8933명이 운집, 단일 시즌 총관중 30만 명 고지를 넘어섰다. 이는 창단 이후 최초의 기록이다.대구는 이날 패배로 리그 10패(12승13무)째를 기록, 리그 6위(승점 49)를 지켰다. 잔여 3경기가 남아 있어 ACL 진출권이 달린 3위 자리를 노릴 수 있으나, 모든 경기를 이긴 뒤 상대 팀의 패배를 기다려야 하는 어려운 조건이다. 홍명보 감독은 먼저 4-2-3-1 전형을 내세웠다. 마틴 아담이 최전방에 배치됐고, 2선에 바코·강윤구·엄원상이 나섰다. 중원은 김성준·이청용이 맡았다. 백4는 이명재·김영권·김기희·설영우고,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이에 맞선 최원권 대구 감독은 3-4-3 전형을 꺼냈다. 바셀루스·이근호·고재현이 전방에 배치됐다. 중원은 벨톨라·이진용이며, 측면에는 케이타와 황재원이 나섰다. 백3는 김강산·홍정운·김진혁이었고, 골문은 오승훈이 책임졌다.경기 전 홍명보 감독은 “해왔던 대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맞선 최원권 감독은 “선수들이 악당 기질을 발휘하길 바란다”라고 응수했다. 경기 전 팬들의 뜨거운 응원전으로 시작한 전반전, 두 팀의 축구 색깔이 극명하게 나뉘었다. 대구는 이근호를 전방에 두고 나머지 필드 플레이어가 내려 앉아 수비에 집중했다. 울산에선 김영권이 높은 위치까지 올라와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높게 가져갔다. 전반 초반은 울산이 공을 돌리고, 대구가 틈틈이 역습을 노리는 양상이었다.포문을 연 건 상대 실책을 놓치지 않은 대구였다. 전반 8분 측면에서 공격을 전개한 케이타가 전진 패스를 시도했는데, 공이 울산 수비 뒷공간으로 흐르며 고재현에게 연결됐다. 박스 안에서 절호의 기회를 잡은 고재현이 슈팅까지 이어갔으나, 조현우가 빠르게 몸을 날려 실점을 막았다. 조현우의 슈퍼 세이브가 빛난 장면이었다.전열을 정비한 울산은 전반 12분 마틴 아담이 오른쪽 측면에서 역습을 전개했다. 마틴 아담이 중앙으로 건넨 공이 강윤구에게 향했으나 첫 터치가 튀어 슈팅까지 이어가진 못했다.다소 정적인 경기가 이어지자, 울산은 마틴 아담이 2선까지 내려와 바코와의 연계 플레이로 대구의 수비를 뚫으려 했다. 하지만 마지막 패스가 튀거나, 컨트롤 미스로 연이어 공격이 막혔다. 대구는 황재원, 이근호가 역습을 노려봤지만 김기희가 저지했다.23분 설영우, 이명재가 연이은 크로스로 공격을 시도했지만 마틴 아담의 헤더, 바코의 슈팅 모두 골문을 외면했다. 재차 공을 잡은 설영우가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오승훈이 펀칭 후 잡아냈다. 2분 뒤 수비에 성공한 대구가 벨톨라의 멋진 전진 패스로 역습을 노렸으나, 김영권이 빠른 반응으로 막아냈다. 한편 홍명보 감독은 26분 강윤구를 빼고 아타루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아타루는 2분 뒤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시도했으나, 김진혁이 머리로 막았다.변수는 의외의 시간대에 찾아왔다. 수비 직후 바셀루스가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직전 왼쪽 허벅지 쪽 충돌로 고통을 호소했다. 의무 트레이너는 곧이어 출전 불가 표시를 전했고, 바셀루스는 에드가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직후 32분 김영권이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문 위로 크게 벗어났다.에드가 효과는 1분도 지나지 않아 나왔다. 이근호의 크로스를, 에드가가 가슴으로 연결했다. 이 공이 애매하게 굴절돼 이진용 앞에 떨어졌으나 그의 슈팅은 빗맞았다. 울산은 직후 아타루의 스루패스가 설영우에게 향했으나, 마지막 크로스는 수비벽에 막혔다. 바코, 엄원상이 연이어 박스 안에서 골문을 노렸으나 이번에도 유효슈팅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이후에는 두 팀 모두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수비에 막힌 울산은 선수의 개인 기량으로 선제골을 노렸으나, 모두 무산됐다. 바셀루스를 잃은 대구 역시 기동력이 다소 떨어진 점이 아쉬움이었다. 후반전 교체 카드를 꺼내든 건 대구였다. 전방에서 고군분투한 이근호가 빠지고, 수비수 장성원이 투입됐다. 황재원이 높은 위치로 자리를 옮겼다.후반 시작과 함께 슈팅을 가져간 건 울산이었다. 설영우가 어렵게 살려낸 공을 아타루가 하프 발리 슈팅했으나, 바운드가 크게 된 뒤 오승훈 품에 안겼다. 아타루는 약속된 코너킥 플레이에서 다시 한번 왼발 슈팅을 이어갔으나, 이번에도 오승훈이 잡았다. 대구도 후반전 첫 반격에 나섰다. 후반 6분 고재현이 왼쪽에서 패스를 건네받아 박스 안 기회를 잡았다. 그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조현우가 몸으로 막았다. 이어 튄 공을 에드가가 재차 슈팅했으나, 공은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1분 뒤 케이타의 왼발 중거리 슈팅도 조현우 품에 안겼다. 울산의 흐름이 계속 이어진 후반 13분, 대구에선 이진용이 빠지고 베테랑 이용래가 투입됐다. 한편 울산은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후반 19분 엄원상의 컷백이 아타루에게 향했으나, 슈팅이 빗맞았다. 직후 홍명보 감독은 김성준을 빼고 김민혁을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하지만 오히려 공격에 나선 건 대구였다. 에드가가 이청용에게서 공을 탈취한 뒤 왼쪽에서 단독으로 역습을 시도했다. 하지만 마지막 크로스가 발에 닿지 않으며 공격이 무산됐다. 고대하던 울산의 축포가 마침내 터졌다. 후반 23분 아타루의 왼발 크로스가 오승훈을 지나쳐 김민혁에게 향했다. 그는 머리로 이날의 선제골을 터뜨렸다. 홍명보 감독의 교체 카드가 적중한 순간이었다. 김민혁의 리그 2호 골. 흐름을 탄 울산의 공격이 이어지던 시점, 아찔한 상황이 나왔다. 후반 28분 오승훈이 크로스를 잡아낸 뒤 마틴 아담과 신경전을 벌였다. 오승훈이 공을 잡고 던지려는 장면에서 마틴 아담이 가볍게 다리를 들어 제지했다. 이에 분노한 선수단이 충돌했고, 주심은 마틴 아담과 오승훈에게 옐로카드를 줬다.대구는 에드가의 헤더로 동점을 노렸으나, 이번에도 조현우 정면이었다. 기세를 탄 울산은 위협적인 역습으로 대구를 압박했다. 후반 35분 마틴 아담의 패스를 받은 엄원상이 단독 드리블로 박스 안까지 진입했다. 마지막 태클에 저지당했지만, 대구 수비진이 흔들린 순간이었다.최원권 감독은 직후 김영준과 김영준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하지만 위협적인 장면을 만든 건 울산이었다. 바코가 날카로운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문을 노렸다. 공은 골문 오른쪽으로 향했다.후반 40분, 홍명보 감독은 엄원상·이청용·마틴 아담을 빼고 장시영·이규성·주민규를 투입하며 굳히기에 돌입했다. 직후 대구 김민혁이 멋진 드리블 후 박스 안 기회를 잡았는데, 조현우가 빠르게 나와 공을 잡아냈다.그리고 다시 한번 홍명보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후반 45분 주민규가 먼 거리에서 넘겨준 공이 장시영에게 향했다. 장시영은 박스 안에서 가볍게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장시영 역시 투입된 지 5분 만에 골 맛을 봤다. 울산 관중석에선 우승 메들리가 울려 퍼졌다.울산=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 2023.10.2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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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40년 베스트11 ②] 데얀 "골문 앞 골 결정력은 내가 최고"

데얀 다먀노비치(42·몬테네그로)는 역대 K리그 최고 외국인 선수를 꼽을 때 1순위로 거론된다. 기록이 증명한다. 정규리그 380경기에 출전해 198골·48도움을 올렸다. 1부에서 12시즌 동안 뛰면서 거둔 성적이다. 리그 통산 득점은 이동국(228골·은퇴)에 이어 전체 2위다. 해당 부문 상위 5걸(이동국-데얀-김신욱-김은중-정조국) 가운데 외국인 선수는 데얀이 유일하다.1998년 FK 신젤리치 베오그라드에서 프로 데뷔한 데얀은 소속팀이 자주 바뀌는 저니맨이었다. 그러다가 2007년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테스트를 보고 합격했다. 현재 홍콩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킷치SC 소속인 데얀은 본지와 서면 인터뷰에서 “이전까지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나는 우연한 계기로 괌에서 열리는 인천의 동계 전지훈련에 동행했다. 사실 그때 테스트를 받는지도 몰랐다. 나는 단지 일주일 동안 열심히 축구를 했을 뿐이다. (이후 합격이 됐고) 이때부터 아시아 커리어를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시행착오는 없었다. 첫 시즌 36경기에 출전해 19골을 터뜨렸다. 데얀은 “첫 시즌을 아주 잘 치렀다. K리그의 빠른 경기 템포를 따라가고, 득점을 많이 하기 위해서 많은 것을 바꿨다. 체중을 85㎏에서 82㎏으로 감량했던 게 효과적”이라고 짚었다.체중 감량 효과로 공을 소유하지 않았을 때 움직임이 더 활발해진 데얀은 ‘득점 기회’를 잘 포착했다. 골 결정력은 리그 역대 최고였다. 경기당 0.52골을 넣었다. K리그 통산 득점 상위 10명 중 1위다. 이동국의 기록은 0.42(548경기 228골).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득점 기회에서 당황하지 않고 골로 연결하는 능력은 데얀이 단연 역대 최고”라고 평가했다.데얀은 공식 프로필상 신체 조건은 1m87㎝·81㎏이다. 데얀은 “나는 빠르지도, 힘이 강하지도, 키도 매우 크지도 않다. 피지컬적인 강점이 없다”면서도 “페널티 박스 주위에서 뛰어난 골 결정력을 발휘했다. 내가 가진 특유의 감각 덕분”이라고 했다. 득점으로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지켰던 비결은 문전에서 침착함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데얀은 “긴박한 상황이 벌어지는 골문 앞에서도 편안한 마음이 느껴지도록 훈련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도 이를 위해서 당황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보낼 수 있도록 매일 슛, 크로스 등 언제나 골을 넣는 연습을 하고 있다. 섬세한 터치 감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데얀은 K리그 2년 차 때 FC서울로 이적했다. 데얀은 서울에서 전성기를 보냈다. 2011년부터 3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했다. 2012년엔 K리그 한시즌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인 31골(42경기)을 넣었다. ‘데얀민국(데얀+대한민국)’ ‘몬테네그로 특급’ 별명이 잇따랐다. 데얀은 “축구 생활의 전성기였다. 서울에서 뛰었던 시절은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고 했다.이 시기 콜롬비아 출신 공격형 미드필더인 마우리시오 몰리나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팬들은 이 둘의 조합을 ‘데몰리션 콤비’라 불렀다. 데얀은 “몰리나는 가장 친했던 동료였다. 그는 좁은 공간에서도 현란한 발재간으로 마술을 부렸다. 호흡이 정말 잘 맞았고, 우리 둘이 뛰면 패배를 모를 정도였다. 그때의 영상을 지금도 찾아서 본다”고 말했다. 데얀은 서울에서 2010년, 2012년, 2016년엔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데얀은 “2012년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때 서울은 막을 팀이 없었다”고 했다. 당시 서울은 K리그 최다 승점(96점·29승 9무 6패)을 기록했다.K리그 선수 중 인상 깊었던 선수로 기성용, 이청용, 차두리, 박주영, 김민재, 곽희주 등을 꼽은 데얀은 최용수 강원FC 감독이 그립다고 했다. 데얀은 “최 감독은 내가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이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꼭 찾아가고 싶다. 보고 싶은 사람이다. 선수 생활 마지막 은퇴 경기는 최용수 감독과 같은 팀에서 뛰어 ‘해피엔딩’하는 게 내 바람”이라고 했다.데얀은 K리그 통산 200득점(서울 154골, 인천 19골, 수원 삼성 16골, 대구FC 9골)에 2골을 남겨놓고 홍콩으로 떠났다. 데얀은 “한국에 계속 남았다면 200골을 넘을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198골도 많은 득점 기록이다. 득점 기회를 놓쳤던 상황 등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하지 않는 성격”이라며 “K리그 클럽에서 마지막 기회를 준다면 200골 이상 가능하다”고 전했다.데얀은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라 평가받아 너무 기분이 좋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한국은 나의 두 번째 집이다. 그립다. 한국에서 아들도 얻었다. 인생의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다. (K리그 팬들에게) 한국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던 외국인 선수이고, K리그가 아시아 최상위리그로 가는 데 기여한 선수라고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3.02.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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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해보자" 2연패 노리는 홍명보, 주민규 마음 사로잡았다 [IS 비하인드]

프로축구 K리그1(1부) 울산 현대가 ‘2년 연속 K리그 최다 득점자’ 중앙 공격수 주민규(32)를 품고 2연패를 향한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K리그 이적시장 관계자는 “주민규가 울산에 가는 게 거의 확정됐다. 일본 등 해외에서 이적 제안이 오는 것 말고는 변수라고 할 게 없다. 1월에 울산 이적을 위한 세부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주민규는 2022시즌이 종료되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다. 고심 끝에 3년 전 한 시즌 동안 적을 뒀던 울산행을 선택했다. 당초 주민규의 영입전은 11월 말 종료될 거로 보였다. 중국과 일본의 프로축구리그가 끝나는 시점과 맞물려 해외 이적을 알아봤다. 주민규도 향후 커리어에 도움을 얻기 위한 해외 이적에 관심이 있었다. 그러나 연봉 등 금액에서 이견이 있었다. 국내에서는 울산을 포함한 K리그1(1부) 2개 팀과 K리그2(2부) 1개 팀이 영입 공식 서한을 제주 측에 보냈다. 이중 울산이 가장 적극적이었다. 1차 영입 제안을 한 뒤 주민규가 해외 이적을 알아보는 과정도 묵묵히 지켜봤다. 해외 이적 진행이 매끄럽게 되지 않는 사이, 2차 제안을 보냈다. 이때 홍명보(53) 감독이 선수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홍 감독은 주민규에게 직접 연락해 2023시즌 팀의 비전과 선수의 활용방안을 제시하며 “같이 해보자”며 설득했다. 울산은 주민규 영입으로 공격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민규는 건장한 체격(1m83㎝·83㎏)에 정교한 슛 능력까지 갖췄다. 2022시즌 기대득점(xG)이 14.76으로 1부 전체 1위였다. 조규성(전북 현대)에게 출전 경기 수 규정에서 밀려(주민규 37경기, 조규성 31경기) 득점왕을 놓쳤지만, 17골을 터뜨렸다. 2시즌 연속 1부 최다 득점자다. 2021시즌엔 22골을 넣어 득점왕에 오른 바 있다. 외국인 선수 마틴 아담(헝가리)과 시너지 효과도 낼 것으로 기대받는다. 마틴 아담은 ‘탱크’로 불릴 만큼 최전방에서 압도적인 공격력을 자랑한다. 2022시즌 14경기에 나서 9골·4도움을 터뜨렸다. 울산은 리그 경기뿐만 아니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와 대한축구협회(FA)컵도 소화해야 하는 만큼 주민규와 마틴 아담을 교대로 출전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주민규는 공격뿐만 아니라 도움 능력을 갖췄다. 2021시즌 도움 1개에 그쳤던 주민규는 2022시즌 7개를 기록했다. 전반기 막판 발가락 부상을 당하기 이전엔 득점왕과 도움왕을 동시 석권할 페이스였다. 공간으로 파고드는 동료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능력이 좋다는 평가다. 공간 침투가 좋은 오른쪽 측면 공격수 엄원상과 공격 조합은 국내리그 정상급이 될 수 있다. 울산의 패싱 게임도 주민규의 득점력을 향상할 수 있다. 울산은 후방부터 패스워크로 중원까지 공격 전개를 한다. 이청용·박용우 등 기존 국내 선수와 새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다리얀 보야니치(스웨덴) 에사카 아타루(일본)의 후방 패스가 뛰어나다. 울산은 주민규가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와 경합한 뒤 패스를 받아 득점까지 성공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12.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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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이청용 노련함vs조규성 폭발력... 너를 넘어야 내가 이긴다

프로축구 K리그1(1부)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는 8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K리그1 2022 35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현대가 라이벌’의 우승 경쟁의 향방을 결정할 분수령이다. 7일 현재 울산은 승점 69(20승 9무 5패)로 리그 선두다. 전북이 승점 64(18승 10무 6패)로 울산을 추격하고 있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양 팀은 세 번 만나 1승 1무 1패로 맞섰다. 울산과 전북은 나흘 새 두 번 만나는 얄궂은 운명이다. 양 팀은 지난 5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끝난 FA(대한축구협회)컵 4강전에서 만나 연장 후반까지 120분 혈투를 했다. 전북이 2-1로 이겼고, 이틀 휴식 후 리그 경기를 치른다. A매치 기간 프로축구연맹이 파이널 라운드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양 팀은 조기에 대결하기로 의견을 맞췄다. 울산은 2005년 이후 17년 만에 리그 우승에 ‘올인(all-in)’했다. FA컵 4강전에서 수비수 김태환, 김영권이 출전하지 않고 체력을 아꼈다. 정승현, 엄원상, 레오나르도(브라질) 등도 교체 선수로 투입돼 리그 경기에 전력을 다하기 위한 컨디션을 확인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남은 시간 회복을 잘해서 리그에 집중하겠다. 8일 리그 경기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울산은 중원의 핵심 미드필더이자 주장인 이청용(34)의 노련함이 필요하다. 울산 특유의 빌드업 축구에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은 이청용은 창의적이고 정확한 패스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공격을 이끈다. FA컵 4강전에서도 후반 16분 교체 투입 후 울산 공격에 힘을 불어넣었다. 후반 24분 엄원상이 이청용의 전진 패스를 받은 후 오른발 슛으로 골대를 맞췄다. 이 경기에는 1만 5000명 이상의 팬이 몰릴 예정이다. 이청용은 “주장인 내가 더 잘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나만 잘하기보다 팀이 원하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선수들과 경기를 잘 치러야 할 것 같다. 팀 승리를 위해 내가 가진 역량을 발휘하며 조직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리그 경기, A매치 등 올해 많은 경기를 소화하느라 FA컵에서는 쉰 울산의 핵심 수비수 김태환과 김영권이 돌아올 예정이다. 이청용은 “선수 명단에는 변화가 있겠지만,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 벤치에서 대기하는 선수들, 지켜보고 있는 선수들의 간절함과 우승을 향한 열망은 같을 것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뛰겠다”고 덧붙였다. 울산은 FA컵 결승 진출 실패로 경직된 팀의 분위기를 추슬러야 한다. 후반 48분 레오나르도가 전북 수비수 박진섭과 신경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안면을 머리로 들이받아 퇴장까지 당하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청용은 “(전북전은) 중요한 경기가 맞다. 하지만 38경기 중 한 경기라는 생각으로 평정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 홈 팬들의 기운을 받아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6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전북은 최전방 공격수 조규성(24)의 폭발력을 믿는다. 조규성은 올 시즌 리그에서 14골로 득점 선두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16골)를 두 골 차로 쫓고 있다. 지난달 A매치 2연전을 위해 대표팀에 발탁됐다가 왼쪽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소집해제 됐던 조규성은 부상 회복 후 치른 울산과 FA컵 경기에서도 연장 후반 4분 결승 골을 기록했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조규성은 전북에 단비와 같은 선수다. 리그에서도 골을 넣어 득점왕 경쟁을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북 수비수 김진수도 “규성이는 팀에서 정말 큰 역할을 맡고 있다”고 했다. 조규성은 “리그가 더 중요하다. 꼭 골을 넣어 감독님께 승리를 선물하겠다”고 강조했다. 조규성은 전북 복귀 후 리그 4경기에서 1골을 기록했다. 전북은 울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육대회로 인해 천연 잔디 구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처음엔 인조 잔디 구장에서 훈련하다가 울산에서 천연 잔디 구장을 찾아 리그 경기를 위한 담금질에 돌입했다. 조규성의 체력이 관건이다. 그는 FA컵에서 120분을 뛰었다. 조규성은 "우리만 120분을 뛴 건 아니다. (체력 문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상윤 축구 해설위원은 “이청용이 뛰면 울산 공격에는 여러 효과가 발생한다. 중요한 건 이청용이 가진 경험이다.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경기를 전반적으로 컨트롤하는 역할을 해주지 않나”라며 “전북은 조규성이 있기 때문에 승점 3을 가져갈 확률이 높다. 결정적일 때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조규성의 능력을 무시하지 못 한다”고 짚었다. 울산=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10.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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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천] '득점 침묵' 울산, 인천과 0-0 무승부... 2위 전북과 5점 차

프로축구 K리그1(1부) 울산 현대가 2경기 연속 승전보를 올리지 못했다. 울산은 1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벌인 K리그1 2022 3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양 팀은 올 시즌 정규리그 3번의 대결에서 모두 비겼다. 이날 무승부로 울산은 승점 63(18승 9무 5패)가 됐다. 여전히 리그 선두이지만, 같은 날 성남FC를 꺾은 리그 2위 전북 현대(승점 58·16승 10무 6패)와 격차는 더 좁혀졌다. 울산은 4-2-3-1 포메이션을 꺼냈다. 헝가리 국가대표 출신 마틴 아담이 최전방에 자리한 가운데, 2선에는 아마노 준(일본)과 김민준, 황재환이 뛰었다. 허리는 원두재와 이규성이 책임졌다. 포백 수비는 임종은, 정승현, 김태환, 이명재가 맡았다. 선발 골키퍼는 조현우. 컨디션 난조와 부상, 경고누적 등으로 핵심 선수인 김영권과 설영우, 이청용이 출전하지 못했다. 인천은 3-4-3 포메이션을 꺼냈다. 김보섭과 홍시후, 김민석이 최전방을 구성했다. 중원에는 이강현과 이동수가 뛰었고, 좌우 측면에는 각각 강윤구와 김준엽이 뛰었다. 스리백은 김창수와 김광석, 델브리지(호주)가 책임졌다. 선발 골키퍼는 김동헌. ‘강대강’으로 맞서겠다는 구상이었다. 조성환 감독은 “젊은 공격수를 배치해 울산을 강하게 압박하려고 한다”고 했다. 양 팀 모두 전반은 탐색전에 나섰다. 울산은 황재환이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며 공세를 펼쳤지만, 인천의 단단한 수비를 뚫어내지 못했다. 인천 이강현, 강윤구는 강한 몸 싸움을 펼치며 경고를 받기까지 했다. 수비 후 역습을 펼친 인천의 공격은 세밀함이 부족했다. 젊은 공격수를 앞세워 전방부터 강하게 압박했지만, 유효 슛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울산은 결정적인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다. 후반 5분 강윤구의 파울로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킥 능력이 좋은 아마노가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강력한 왼발 슛을 시도했지만, 인천 골키퍼 김동헌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8분에도 문전에 침투한 아담이 상대 수비수를 제친 후 왼발 슛을 때렸지만, 김동헌이 다시 몸을 날려 막아냈다. 상대의 밀집 수비에 막혀 공격이 원활하지 풀리지 않자 홍명보 감독은 승부수를 뒀다. 후반 15분 황재환을 불러들이고 레오나르도(브라질)을 투입했다. 아담과 교체하지 않고 동반 출격시킨 것이다. 기존 원톱 대신 투톱 시스템을 실시했다. 홍명보 감독은 계속해서 윤일록, 박용우 등을 투입해 공격에 활로를 뚫으려 했다. 인천도 교체 카드를 꺼내며 베스트 라인업을 구성했다. 후반 15분 미드필더 이명주와 아길라르(코스타리카)를 투입해 스쿼드에 변화를 줬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통해 울산의 정교한 플레이를 뚫어내겠따는 의도였다. 효과는 있었다. 아길라르는 후반 26분 이명주가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골대를 살짝 비껴가는 슛을 보여줬다. 양 팀은 후반 추가 시간까지 공세를 펼쳤지만, 승부의 마침표를 찍을 한 점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인천=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09.14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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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행 선택하는 해외파, 리그 흥행에 긍정적 영향 끼칠까

프로축구 K리그에 흥행요소가 더해졌다. 해외파들이 속속 국내 프로구단에 입단하면서 팬들의 볼거리가 늘어날 전망이다. 울산 현대는 19일 수비수 김영권(31)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김영권은 2010년 전주대에서 FC도쿄로 떠난 뒤 오미야, 광저우 헝다, 감바 오사카 등 일본 J리그와 중국 수퍼 리그를 거쳤다. 해외에서만 12년을 뛴 김영권은 다음 시즌부터 K리그 소속으로 그라운드를 밟게 된다. 김영권은 국가대표팀에서도 활약했다. 2014·2018 월드컵, 2015·2019 아시안컵에도 출전하는 등 A매치 85경기에서 활약했다. 특히 현 울산 감독인 홍명보 감독 지도 아래 2012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5년에는 대한축구협회(KFA)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울산은 김영권이 구단의 3번째 우승을 가져다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울산은 2021시즌 16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노렸지만, 전북 현대에 또다시 리그 우승을 내줬다. 3년 연속 준우승이다. 창단 후 준우승만 10번 했다. 만년 2위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 반면 김영권은 ‘우승을 부르는 사나이’다. 2012년 중국 수퍼리그 광저우 에버그란데(현 광저우FC) 진출 후 2017시즌까지 리그 6연패,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2회 우승(2013·2015)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울산의 '우승 갈증'을 풀어 줄 적임자로 꼽힌다. 해외파들의 K리그행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김영권에 앞서 수원FC가 이달 초 이승우(23) 영입을 발표해 축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11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입단한 이승우는 자리매김하지 못한 채 이탈리아, 벨기에, 포르투갈 등을 전전하다 K리그로 돌아왔다. 지난 시즌 도중에는 백승호(24·전북 현대), 지동원(30·FC서울)이 K리그로 돌아와 새로운 축구 인생을 시작했다. 시간을 더 앞으로 돌려 2020년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했던 ‘쌍용’ 이청용(33·울산 현대)과 기성용(32·서울)이 국내로 돌아왔다. K리그 흥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름값이 굵직굵직한 선수들의 K리그행에 볼거리가 더욱 늘어났다. 직접적으로 관중 수 증가를 기대해볼 만하다. 지난 2010년대 초 프로야구는 박찬호, 이승엽, 김태균 등 해외파들의 국내 복귀로 관중 유입 효과를 봤던 선례가 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지금까지 이렇게 해외파들이 K리그로 한꺼번에 오는 경우는 없었다”라며 “K리그 흥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지는 더 살펴봐야 하겠지만, 긍정적인 요소임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김영서 기자 김영서 기자 kim.youngseo@joongang.co.kr 2021.12.2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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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이청용의 내려놓기…"행복이 올라갑니다"

2020년 이청용(33·울산 현대)은 행복했다. 2021년 이청용은 더 행복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그가 선택한 건 '내려놓기'다. 지난해 프로축구에서 가장 뜨거웠던 소식 중 하나가 이청용의 컴백이었다. 그는 2009년 FC 서울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볼턴 원더러스로 이적한 뒤 크리스털 팰리스(잉글랜드), 보훔(독일) 등 유럽 클럽에서 11년 동안 활약한 뒤 K리그1(1부리그)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유럽에서 성공한 선수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내려놨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30대에 접어든 이청용은 투쟁적인 삶보다 즐길 수 있는 삶을 택했다. 물론 최선을 다해 뛰는 '전투력'은 그대로다. 우승과 영광을 바라는 열정도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와 축구 그 자체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경지에 도달했다. 그의 경기력에서도 변화를 감지할 수 있었다. 변함없는 클래스를 과시하면서도 전성기보다 더 노련해졌다. 여유로웠으며, 결정적인 순간 해결하는 능력을 뽐내 '축구 도사'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말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귀국해 자가격리 중인 이청용과 전화인터뷰를 했다. 그의 행복이 올라가는 게 전해졌다. -2020년을 돌아보면 어떤가. "1년이 금방 지나간 거 같다. 즐거웠던 일이 많았다. 즐겁게 경기를 했고, 많이 이겼고, 마지막에는 ACL에서 우승했다. 정말 기쁜 한 해였다. 다른 시즌보다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물론 준우승을 2번(K리그1 FA컵) 한 건 정말 아쉽다. 하지만 울산이 충분히 우승할 수 있었던 팀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한 걸 알고 있기에 준우승을 했어도 자랑스럽다고 생각했다." -2006년 리그컵 이후 두 번째 우승의 느낌은. "이번 ACL 우승이 더 기쁘다. 2006년에는 어릴 때라 경기에 자주 나가지 못했다. 이번 우승은 한 경기 빼고 다 뛰었다. 참여도가 더 높았다. '우승할 수 있는 팀에 왔구나'라는 걸 실감했다." -11년 만에 돌아온 K리그는 얼마나 달라졌나. "리그를 주도하는 팀들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서울과 수원이 리그를 이끌었다. 지금은 전북과 울산이다. 어린 나이에 해외에 많이 진출하는 것도 바뀐 것 같다. 예전보다 각 클럽이 가지고 있는 색깔이 뚜렷해졌다. 구단을 운영하는 방식도, 전술적인 부분도 11년 전과 달라졌다는 걸 느낀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 -K리그에서 눈에 띄는 후배는. "K리그의 모든 선수를 잘 알지는 못한다. 잘 아는 선수들도 있고, 잘 모르는 선수도 있다. 잘 알고, 친분 있는 선수에 관한 이야기는 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잘 몰랐던 선수 중 눈에 띄는 후배가 있었다. 처음 상대해봤는데 좋은 선수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강상우(포항 스틸러스)다." -오는 2월 클럽월드컵에 참가한다. "기대가 많이 된다. 쉽게 만날 수 없는 상대들과 겨룬다. 클럽월드컵에서 꼭 우승해야겠다는 생각보다 선수들이 성장하는 데 좋은 경험이 됐으면 좋겠다. 클럽도 엄청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준비한 축구를 클럽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잘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바이에른 뮌헨이라는 팀을 만나면 너무 좋겠다. 결과? 모른다. 축구는 해봐야 안다.(웃음)" -2021년 도쿄 올림픽에 나설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먼저 올림픽을 열 상황이 됐으면 좋겠다. (이)동경, (원)두재 등 울산에도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이 있어 나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연령대 대표팀의 마지막 대회가 올림픽이다. 이후에는 바로 국가대표다. 후회 없이 준비했으면 좋겠다. 런던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듯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희망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동경이와 두재도 잘해서 한국 축구에 많은 기여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올림픽, 아시안컵, 월드컵, 유럽까지 모두 경험했다. 많은 후배의 롤모델이다. 어떻게 하면 이청용처럼 될 수 있나. "글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먼 미래를 보고 달려가는 것보다 지금 상황에 집중하라고 말하고 싶다. 바로 다음 경기 준비만 잘한다면 좋은 기회들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것이다. 물론 꿈을 크게 가지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2022 카타르월드컵 예선이 다시 시작된다. 국가대표팀에 대한 생각은.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자연스럽게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전에도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대표팀은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나라에서 불러준다면 나는 언제든지 최선을 다해 노력할 자신이 있다. A매치 89경기에 나섰는데, 사실 기록에 큰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에 꼭 가입하고 싶다는 생각도 없다. 대표팀이 불러줄 때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뿐이다." -2022 카타르월드컵이 마지막 월드컵이 될까. "난 월드컵을 경험했기에 지금 큰 욕심은 없다. 앞에서 말한대로 나는 국가가 필요로 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월드컵은 나중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 내 나이 때는 일 년 일 년이 다르게 때문에(웃음), 내년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 솔직히 나보다는, 내 포지션에 워낙 좋은 후배들이 많아서 후배들에 거는 기대가 더 크다." -20대 이청용과 30대 이청용은 어떻게 다른가. "20대 이청용은 더 큰 목표를 가지고 더 높은 리그, 더 높은 클럽에 가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30대가 되면서 달라졌다. 2020년 했던 것처럼 정말 즐겁게 경기하면서 팀에 좋은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 아직 버겁다거나, 힘들다는 느낌은 없다. 20대 축구보다 30대 축구가 더 재미있다. 더 즐겁다. 20대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내다가 한국으로 오니 소통도 더 잘된다. 모든 게 즐겁다." -1년이 지난 지금, 한국 복귀를 후회한 적 없나. "후회할 거였으면 돌아오지 않았다. K리그를 모르는 상태에서 온 것도 아니었다. 후회는 없다. 2020시즌 너무나 즐거웠다. 정말 즐겁게 축구를 했고, 정말 많이 이겼다. 울산의 좋은 선수들과 매일 훈련을 하는 것도 너무 즐거웠다. 유럽에 진출한 선수들이 30대가 돼서, 아주 늦지 않은 나이에 K리그로 돌아와서 한국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으로 경기했으면 좋겠다. 내가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다." -2021년 각오와 목표는. "큰 욕심은 없다. 지난해처럼 그라운드에서 많이 뛸 수 있으면 좋겠다. 더 건강하게 다음 시즌을 준비하겠다. 팀이 목표로 하는 K리그1 우승이 나의 목표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울산이 새로운 팀이 될 것 같은데, 안정적으로 팀이 변화하는 과정에 힘을 보태고 싶다." -한국 축구 팬들에게 새해 인사. "새해 복 많이 받으시면 좋겠다. 2020년은 정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많이 힘드셨을 것이다. 새해에는 코로나19가 종식돼서 경기장에서 팬들을 자주 봤으면 좋겠다. 울산 경기장도 많이 찾아주기를 바란다. 좋은 축구를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1.01.0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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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쌍용을 ‘직관’할 수 있을까

K리그 그라운드에서 뛰는 '쌍용'의 모습을 언제쯤 '직관'할 수 있을까. 기성용(31)이 FC 서울과 계약을 맺고 K리그1(1부리그) 무대에 복귀했다. 축구 국가대표팀 전 주장이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비롯해 유럽 무대 경험을 두루 갖춘 화려한 스타의 복귀에 K리그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기성용보다 먼저 올 시즌 K리그 무대에 복귀한 '블루 드래곤' 이청용(32·울산 현대)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 오랜만에 리그에서 재회할 '쌍용'의 모습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진다. '쌍용'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K리그, 그리고 서울을 대표하는 이름이었다. 나란히 '용'으로 끝나는 두 선수의 이름을 따서 '쌍용'으로 불리던 둘은 당시 서울 소속으로 리그는 물론 대표팀에서도 호흡을 맞추며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2009년 7월 이청용이 먼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볼턴에 입단하며 K리그를 떠났고, 그 해 시즌을 마친 뒤엔 기성용이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이적해 이후로 '쌍용'이 국내 무대에서 함께 뛰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올해 초 상황이 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비롯해 다양한 변수가 속출하며 두 선수의 K리그 복귀설이 불거졌다. 복귀를 두고 여러 가지 상황들이 벌어졌지만 결과적으로 이청용은 울산에서, 기성용은 그보다 조금 늦은 여름 원 소속팀 서울에서 'K리거'로서 삶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 한 팀에서 동료로 뛰던 10여 년 전과 달리, 이번에는 두 선수의 팀이 갈라져 '쌍용 더비'도 성사되게 됐다. 해외파 선수들의 잇단 유턴에 이어, '쌍용'이 함께 국내 무대에서 뛰게 된 건 K리그에 엄청난 호재로 작용한다. 당장 두 선수의 '쌍용 더비'가 처음 성사될 다음달 30일 하나원큐 K리그1 2020 18라운드 울산과 서울의 맞대결부터 관심이 집중될 예정이다. 두 팀의 순위가 1위와 11위로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상·하위 6개 팀씩 나눠 치르게 될 파이널 라운드에선 맞대결을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울산과 서울이 나란히 FA컵 8강에 올라있는 만큼, 무난히 준결승에 진출할 경우 또 한 번 '쌍용'의 대결이 치러질 수 있다. 그러나 이 호재를 100% 활용하긴 어려운 환경이 K리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 경기를 치르는 중이라 경기장에 팬들을 불러 모을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축구팬들은 물론 대중에게도 인지도가 높은 두 해외파 스타 선수가 K리그에서 뛰는 모습은 신규 팬 유입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러기 위해선 유관중 전환이라는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당초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르면 10일부터 유관중 전환을 추진하려 했으나 코로나19의 지역 감염 확산으로 인해 계획을 뒤로 미뤘다. 그동안 코로나19를 이유로 운영을 제한한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등 공공시설이 21일부터 다시 문을 열면서 K리그의 관중 입장 가능성도 다시 제기됐다. 연맹은 정부가 프로스포츠 관중 입장을 허용할 경우, 승인 일주일 뒤부터 유관중 전환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7.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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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FC서울 컴백에 대한 기대감

기성용(전 레알 마요르카)이 진통 끝에 친정 팀 FC 서울로 돌아온다. 서울 관계자는 19일 "기성용과 계약에 있어 상당히 근접 했다. 계약이라는 게 큰 부분과 세부적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큰 부분에서 합의에 이른 게 맞다. 아직 세부적인 것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종적인 조율을 남겨놓은 상태다. 그래서 조심스럽다. 아직 100% 합의를 이룬 게 아니다. 최종 합의를 도출되지 못했다"고 말하면서도 "마지막 간격을 좁히는 노력을 하고 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은 양측 모두 알고 있는 부분이다. 빠른 시간 안에 합의를 하자는 공감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K리그 선수 등록 마감일은 오는 22일이다. 서울 구단은 이날 오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20일 메디컬테스트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계약 절차를 마무리하고 기성용 입단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용수 서울 감독 역시 18일 포항 스틸러스와 K리그1(1부리그) 12라운드 종료 뒤 "기성용 선수에 대해서는 구단과 잘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1월 31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종료한 기성용은 서울 복귀를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이는 K리그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왔다. 친정 팀에 대한 애정으로 서울 복귀를 바랐으나 서울은 소극적인 자세와 차가운 반응으로 일관했다는 게 당시 협상 분위기였다. 결국 상처만 받은 채 협상은 결렬됐다. 기성용은 "서울이 나를 원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동안 많은 팀과 협상을 해봤다. 나를 정말 원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서울에서는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다. 서울과는 지난해 12월부터 이야기를 했다. 최종적으로 코치진과 상의한 뒤 (구단 측에서) 계약하지 않겠다는 통보가 왔다"며 아쉬움을 피력했다. 기성용은 서울이 아닌 전북 현대와도 협상을 진행했으나 기성용이 서울 외 다른 K리그 팀으로 이적할 시 발생하는 위약금(약 26억원 추정) 문제가 떠오르면서 다시 한 번 파장이 일었다. 결국 전북과 협상도 결렬됐다. 기성용은 "전북과 잘 해보려 했는데 이도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K리그 복귀에 실패한 기성용은 2월 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요르카로 향했다. 이렇게 이별한 기성용과 서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는 듯 했지만 둘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기성용이 마요르카와 계약을 종료하자 서울과 협상 테이블이 차려졌다. 서울의 자세가 바뀌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은 간판 스타였던 기성용을 사실상 내친 이유로 서울 팬들과 K리그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아야 했다. 이에 두 번의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또 적극적인 자세로 기성용을 만났고, 이에 기성용 역시 다시 마음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용과 서울의 마음이 최종 합의로 이뤄진다면 2009년 셀틱(스코틀랜드)로 이적한 뒤 11년 만에 서울로 컴백하는 것이다. 서울로서도 K리그 전체적으로도 기대감이 클 수 밖에 없는 슈퍼스타의 귀환이다. 그는 한국 축구 '살아있는 전설' 중 한명이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서울에서 뛰며 한국 축구의 '미래'로 통했다. 17세였던 2006년에는 한 경기도 뛰지 못했지만 18세인 2007년 22경기를 뛰며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19세인 2008년에는 27경기, 4골2도움을 올리며 서울의 주축이 됐다. 그리고 20세였던 2009년에는 31경기 출전, 4골10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 최고 미드필더 중 하나로 성장했다. 2009년 셀틱으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를 밟았고, 스완지 시티, 선덜랜드 그리고 뉴캐슬까지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하나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200경기 이상 뛰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오랜 기간 유럽에서 활약하며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인 대표적인 선수로도 꼽힌다. 한국 대표팀에서도 전설이었다. 2008년 19세에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그는 10여년 동안 3번의 월드컵 등 메이저대회를 거치며 한국 대표팀의 중심을 잡았다. 대표팀 '캡틴'으로도 활약했다. A매치 총 110경기에 출전하며 센추리클럽에도 가입했다.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도 기성용이 존재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런 기성용이 K리그로 돌아온다는 것은 두 팔 벌려 환영할 일이다. 선수로서의 경쟁력을 넘어 스타 가뭄에 목말랐던 K리그 팬들에게 오아시스같은 역할도 해낼 수 있다. 기성용으로 인한 K리그 팬들의 관심 증가는 분명 K리그 전체 흥행에 기여를 할 수 있다. 올 시즌 초 또 한 명의 전설이자 기성용의 절친인 이청용이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었고,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K리그 파급 효과는 컸다. 여기에 기성용 효과까지 더해진다면 K리그는 행복한 비명을 지를 수 있다. 서울로서도 분위기를 반전시키 수 있는 핵심 카드다. 서울은 최근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를 기록하며 K리그1 최하위권으로 떨어졌다. 2018년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추락한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성용의 존재감과 경쟁력은 서울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서울 시절 함께 몸담으며 황금기의 시작을 알렸던 박주영과의 시너지 효과에도 기대감이 높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20.07.20 06:00
축구

바람 잘 날 없는 FC서울

바람 잘 날 없는 FC 서울이다. 2018시즌 최대 위기를 겪은 뒤 지난 시즌 도약에 성공했다. K리그1(1부리그) 3위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까지 손에 쥐었다. 2020시즌 서울은 다시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준비를 했지만, 경기에만 집중할 수 없는 각종 논란과 구설수에 흔들리고 있다. 시즌 개막 전 기성용(마요르카) 논란으로 서울은 격하게 흔들렸고, 이청용(울산 현대)마저 품지 못하면서 서울은 K리그 팬들의 강한 비판을 받아야 했다. '쌍용(이청용+기성용)' 논란은 서울 논란의 시작에 불과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수적이었던 상황에서 서울의 한 젊은 선수는 SNS로 이를 무시하는 글을 게시에 논란에 휩싸였다. 시즌이 개막했고 서울은 1라운드에서 강원 FC와 붙었다. 서울에 오심 논란이 찾아왔다. 오스마르의 골로 이어지는 과정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오심 논란이 일었다. 결국 당시 장면은 '판독불가' 결정이 났다. 2라운드에서는 역대급 논란이 터졌다. 시즌 첫 홈경기 광주 FC와 경기에서 서울은 무관중 경기를 조금 더 즐겁게 하기 위해 관중석에 마네킹을 배치했는데, 이 것이 성인용품인 '리얼돌'로 드러났다. 이 행태는 K리그를 넘어 세계적인 비판을 받아야 했다. 리얼돌 사태가 지나자 또 다른 일, 서울 입장에서 좋지 않은 일들이 연속으로 등장했다. 서울의 중심 공격수 중 한 명인 박동진이 3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을 끝으로 상주 상무로 입대했다. 서울에서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알렉산다르 페시치는 부상 등의 이유로 제대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새롭게 영입한 아드리아노도 아직 완벽한 몸상태가 아니다. 박동진의 이탈로 인해 전문 공격수가 아닌 고요한을 공격수로 활용하는 궁여지책을 내놓았지만 성남 FC와 4라운드에서 침묵하며 0-1 패배를 안아야 했다. 특히 베테랑 최용수 서울 감독이 후배 1년 차 김남일 성남 감독의 도발에 당하는 모습을 보였고, 서울의 자신감도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성남전이 끝난 뒤 또 다른 일이 터졌다. 그동안 최 감독을 가장 오랫동안 보좌한 김성재 수석코치가 서울을 떠났다는 소식이다. 김 코치는 성남전부터 벤치에 보이지 않았다. 김 코치는 최 감독이 서울 감독을 시작할 때부터 옆에서 보좌했고, 최 감독이 중국 슈퍼리그 장쑤 쑤닝 감독으로 갈 때도 함께 간 파트너였다. 서울은 변화가 필요했고, 젊은 선수들과 소통을 강화한다는 명목 아래 김 코치와 이별하고 서울 유스팀 오산고 김진규 코치를 1군 코치로 선임했다. 최 감독과 김 코치가 불화 또는 나쁜 관계로 헤어진 것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시즌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코치를 교체한다는 것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수 없다. 이런 뒤숭숭한 상황에서 서울은 전북 현대를 만난다. 오는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과 전북은 K리그1 5라운드를 치른다. '디펜딩 챔피언' 전북은 지금도 리그 1위를 지키고 있다. 서울은 성남에 발목이 잡히면서 7위까지 떨어졌다. 서울은 공격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고,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핵심 선수 오스마르도 가벼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전북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전북은 4라운드에서 강원 FC에 시즌 첫 패를 당한 만큼 서울을 잡기 위해 모든 힘을 쏟을 것이 자명하다. 지난 시즌 전적에서도 전북이 압도적으로 강했다. 4번 만나 3승1무를 기록했다. 서울은 전북에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고, 전북만 만나면 작아졌다. 하지만 어쩌면 서울에게도 기회일 수 있다. 지금의 뒤숭숭한 분위기를 한 방에 뒤집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1위 팀을 잡는 것 보다 더 큰 효과는 없다. 서울의 흐름과 분위기 그리고 반전 동력이 담긴 경기다. 서울이 중대 기로 앞에 섰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20.06.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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